코 면봉 검사 덜 아프게 받는 법: 선별검사소에서 1만 명 넘게 채취한 임상병리사의 팁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 저는 한 지자체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4시간 동안 검체를 채취한 적이 있어요. 그 짧은 시간이 임상병리사로 일하면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아요. 이 글에서는 그날의 기억과 함께, 면봉 검사를 직접 수없이 해 본 사람으로서 알려 드리고 싶은 내용을 정리했어요.
4시간 동안 줄이 끝나지 않았어요
저는 병원 소속이 아니라 한 회사를 통해 파견을 나가서, 하루 4시간 선별검사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일을 맡았어요. 그런데 그 4시간 동안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1만 명이 넘었어요.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았고, 가을이 끝나고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라 날씨도 꽤 추웠어요.
사람들은 예민해져 있었어요. 아프기도 하고 오래 기다리기도 해서 화를 내시는 분도 있었지만, 그 와중에 “고생 많으시다”며 오히려 저희를 위로해 주신 분이 정말 많았어요. 저는 그날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일을 마친 뒤에는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어요.
면봉 검사, 왜 그렇게 아픈 걸까요?
검사를 받으러 온 분들 중에 가장 흔하게 보았던 모습은 면봉이 들어오는 순간 움찔하면서 고개를 뒤로 빼는 거예요. 얇고 긴 면봉이 코에 살짝만 닿아도, 평소 코 안쪽이 헐어 있거나 예민한 분들은 많이 아플 수 있어요.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돼요.
그런데 사실 면봉은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가야 해요. 코 안쪽 깊은 곳(비인두)까지 닿아야 검체가 충분히 묻어서 결과를 믿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환자분은 충분히 깊게 들어갔다고 느끼는데 실제로는 겉에만 살짝 묻은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검체가 부족해서 다시 채취해야 하기도 해요.
검체가 충분하지 않으면 결과 해석도 조심스러울 수 있어요. 그래서 검사실에서는 결과만큼 채취 과정이 중요하다고 늘 이야기해요. 아무리 정확한 장비로 검사해도 처음 검체가 부족하면 그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코와 목, 어디에서 채취하는 게 나을까요?
선별검사소에서는 코 안쪽에 면봉을 넣어 채취하는 것과, 입 안쪽 목젖 쪽에서 하는 스왑, 이렇게 두 가지를 모두 진행했어요. 아주 어린 아이나 코, 목이 너무 예민한 분은 한 군데라도 검체가 제대로 채취되도록 집중했어요.
유행이 조금 줄어든 뒤 제가 예전에 일했던 병원에서는 코에서만 채취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목보다 코 쪽이 민감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감염 초기에는 목에서, 시간이 지나면 코에서 바이러스가 더 많이 나온다는 설명도 있어서, 채취한 부위나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어요. 병원마다 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안내에 따라 주세요.
이렇게 하시면 훨씬 수월해요
제가 직접 채취하면서 느낀 요령이에요. 병원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현장 안내를 우선으로 해 주세요.
- 고개를 천장 쪽으로 비스듬히 들어 올리듯 사선으로 바라봐요.
- 입을 살짝 벌리고 숨을 잠시 참아요.
- 움찔해도 고개를 뒤로 빼지 말고 그대로 있어요.
이렇게만 해 주시면 생각보다 금방 끝나요. 고개를 빼면 면봉이 제대로 들어가지 못해서 다시 해야 할 수 있고, 그러면 오히려 더 오래 불편해질 수 있어요.
처음 면봉 검사를 받는 분들은 대부분 무엇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서 더 긴장하세요. 채취하는 사람이 미리 “조금 불편할 수 있어요, 금방 끝나요”라고 말해 드리면 몸에 힘이 덜 들어간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검사 전에 한마디라도 꼭 건네려고 해요.
아이들을 검사할 때는 대화가 먼저예요
아이들을 채취할 때는 말을 많이 걸어요. “선생님이 여기서 제일 안 아프게 하는 선생님이야. 다른 선생님이 오면 엄청 아플 텐데, 그래도 괜찮아?” 하고 대화로 풀어 나가려고 해요.
자지러지듯 우는 아이한테 억지로 시행하면 아이가 움직이다가 크게 다칠 수 있어요. 너무 울어서 지쳐 쓰러지려는 아이도 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조금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도 검사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채취하는 입장에서 가장 마음이 쓰이는 건, 힘들게 검사를 받았는데 검체가 제대로 채취되지 않아 다시 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검사받는 분과 채취하는 사람이 서로 호흡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해요.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검사도 짧아지고 결과도 더 믿을 수 있어요.
집에서 자가검사를 할 때 알아 둘 점
자가검사 키트는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제품을, 허가된 용도에 맞게 쓰는 것이 중요해요. 코용으로 허가된 키트로 목을 닦는 것은 권하지 않아요. 구역질이 나서 면봉이 부러지거나 목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민감도가 낮아서, 증상이 있는데 음성이 나왔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주세요.
정리하면, 면봉 검사는 불편하지만 그 불편에는 이유가 있어요. 코 안쪽 깊은 곳까지 닿아야 검체가 충분히 묻고, 그래야 검사실에서도 믿을 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어요. 다음에 검사를 받으실 일이 있다면 오늘 알려 드린 방법을 떠올려 보세요.
이 글을 쓰는 이유
검사실에서 일하다 보면 환자분들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요. 그래서 검체를 채취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 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면봉 검사가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그 짧은 불편이 정확한 결과를 위한 첫 단계라는 점을 알려 드리고 싶었어요.
혹시 그때 선별검사소에서 줄을 서 계셨다면, 그날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정확한 검사로 보답하는 임상병리사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를 담은 글로,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거나 걱정되는 점은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hoo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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